퍼실리테이션

나만의 ‘주력 상품’ 있나요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여러분이 지금 회사에 제공할 수 있는 상품으로 어떤 것을 갖고 계십니까?”

이런 질문을 받게 되면 머뭇거리지 않고 첫째, 둘째, 셋째의 순서로 답변하거나 기록할 수 있는 사람들은 생각만큼 많지 않다.

한 걸음 나아가 “지금 당장 회사를 떠난다면, 구직 시장에서 내가 이런저런 것을 공급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라고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더더욱 흔치 않다. 이를 정확하게 정리하고 사는 일은 ‘필수’라기보다는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얼마 전에 뉴욕 근교에서 한 기업을 상대로 이틀간 워크숍을 진행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워크숍에 참석한 분들은 대부분 북미 시장 개척에 성공한 한국계 기업에 몸담은 간부들이었다. 이분들은 같은 질문을 받고서도 각자 명쾌한 대답을 내놓았다. 임직원들은 고용을 계약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기 때문에 미래를 위해서 무엇을 준비하면서 살아야 하는지 평소 명확하게 정리해놓고 산다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고용 환경에서 과거와 달라진 가장 큰 특징은 기업이 ‘평생직장’을 보장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의 조직 환경도 거기에 걸맞게 변화하고 있다. 종신 고용이 불가능한 상황은 앞으로 더욱 뚜렷해질 것이다. 하지만 고용 환경의 변화가 이미 급물살을 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와 조직원들의 관계는 예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초과 근무를 줄이는 대신에 정해진 시간 동안 업무 강도와 효용성을 높이고, 퇴근 이후에는 저마다 계획에 따라 미래를 준비하고 자신의 ‘주력 상품’을 갈고닦는 것이 일상적인 풍경이 되도록 해야 한다. 조직원 개인도 노력해야 하지만 업무 환경도 ‘양적 중심’의 사고에서 ‘질적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최근 정계 은퇴를 선언한 정치인이 내세웠던 구호이긴 하지만 ‘저녁이 있는 삶’은 언제쯤 가능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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